드래곤 에이지/DAI: Codex 131

반란의 신

데일스 엘프는 "하렐란"을 "민족의 반역자"라는 뜻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이 단어는 쌍탑의 시대 이전에 있는 그 어떤 엘프 문헌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이 말의 어원이 되는 고대어는 반대라는 뜻의 "하릴렌", 그리고 숭고한 싸움이라는 뜻의 "헬라센"이다. 데일스 엘프는 펜하렐을 속임수의 신이라 부른다고 전해지지만, 그에 대한 더 정확한 번역은 "반란의 신"이 아닐까 한다. 그가 무엇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켰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데일스 엘프의 전승에 따르면, 속임수를 좋아하던 펜하렐이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다른 신들을 속여 봉인해 버렸다고 전해진다. 만약 우리가 고대 엘프에 대해 더 많은 걸 이해할 수 있다면, 이 공포의 늑대의 동기가 단순한 악의 이상의 납득 가능한 다른 이유였음을 알려 줄 수 있는 원..

마도기사의 길

"지위와 승리에서의 역할"에서 발췌된 글. 헬레인 사령관의 말을 듣고 보니 한 단락이 유독 눈에 띈다. 많은 사람이 이 계급을 전력에 포함하는 것을 꺼린다. 하지만 그것은 마도기사가 너무 귀해 실전에 배치된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도기사와 함께 싸우는 이들은 대부분 생각을 바꾼다. 마도기사에 맞서는 이들은 모두 생각을 바꾼다. 한 일화에 대한 기록이다. 훈련은 썩 좋지 않았다. 처음으로 마법사 협회를 떠났을 때, 나는 새로운 세계에 떨어진 어린아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랬는데 별안간 나는 국가와 명성을 지키기 위한 전장 한복판에 서 있었다. 전열이 갖추어지고, 동료 마법사들은 후방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자 전장에 내 자리가 생겼다. 검과 완력으로 싸우는 병사들이..

혈전사의 길

"위험하고 가혹한 서약의 길"의 일부다. 파괴자 스렘의 말을 듣고 보니 한 단락이 유독 눈에 띈다. 용의 피는 사악한 목적의 표상으로 여겨지고는 한다. 그러나 그것을 사용하는 동기는 혈전사 개개인의 기질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잔혹한 행위에 탐닉하고자 하는 성질이 있다. 그것이 타인을 잔혹하게 꺾고 올라서는 힘의 형태로 표출되는 것은 그저 혈전사의 숙명일 뿐이다. 그들의 파괴본능은 가장 먼저 내면을 향한다. 그것은 시련이자 결의다. 그때문에 혈전사는 즉각적인 불신을 살 일이 없다. 쉽게 타락하고, 악마의 의지에 끝없이 위협받는 혈마법사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한 일화에 대한 기록이다. 짐승을 베었다. 화상을 입긴 했지만, 용의 피를 발랐으니 곧 가라앉을 것이다. 그리고서 아주 적은 양의 피를..

콘클라베

지난 한 해는 혼돈의 나날이었다. 그렇다, 마법사들이 마법사 협회의 해체를 가결했다. 그러나 이것만은 짚고 넘어가고 싶다. 이런 결정은 커크월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 이후, 마법사들에게 부당한 압력이 가해지면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과연 그들에게 다른 선택권이 있기는 했을까? 성기사단 역시 그들의 의무를 저버리고 마법사들을 협회로 되돌려놓기 위한 추격전을 택했다. 지난 천 년간 성기사들이 해온 유일한 임무가 마법사들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들 역시 다른 선택지가 없었을 것이다. 성기사들은 전쟁이 금방 종식되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단 한 번의 전투로 마법사들의 결의를 산산이 조각내고, 그들이 순순히 구속된 삶으로 되돌아가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 갈등은 ..

헤사리안의 귀의

경애하는 안드라스테시여, 창조주님 곁에 앉아, 저의 비탄을 헤아려주소서. 저의 마음은 당신의 위대한 영광을 섬기기 전까진 나약하기 그지없었나이다. 그분은 나의 적이었기에, 나는 배신자의 말에 귀 기울여 그분께 사형을 선고했다. 그렇게, 그분은 모든 이들이 잘 지켜볼 수 있도록 장작더미에 묶였다. 그러나 선지자께서 불에 휩싸이자 침묵이 드리웠다. 불꽃이 필멸의 육신을 훑는데도, 그분은 울부짖지 않으셨다. 사람들의 마음은 부끄러움으로 가득 찼고, 모든 이가 그분과 함께 침묵하였다. 나는 그분의 강인함에 경탄하면서도, 그것을 저항이라 생각하였다. 내 마음은 여전히 흔들리지 않았다. 그때, 선지자께서 고개를 들어 올렸고, 그분의 얼굴이 신성한 불길에 휩싸였다. 그제야 나는 그분의 비애와 체념을 보았다. 불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