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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란나인: 할라의 어머니

전해지기를 길란나인은 본디 알라산 시대 이전 사람 중의 한 명이었다고 하며, 또한 사냥의 여신 안드루일에게 선택받은 자였다고 전해진다. 그녀는 눈처럼 새하얀 머리를 하고 가젤처럼 우아했으며 용모가 매우 아름다웠다. 그녀는 언제나 안드루일의 곁을 지켰고, 안드루일 또한 다른 누구보다도 그녀를 총애했다. 어느 날, 길란나인은 숲에서 사냥하던 도중 처음 보는 사냥꾼과 마주쳤다. 사냥꾼의 발밑에는 심장에 화살이 박힌 매가 놓여 있었다. 토끼와 더불어, 안드루일이 제일 사랑하는 동물인 매가 죽어 있는 모습을 본 길란나인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그녀는 사냥꾼에게 생명의 목숨을 앗은 대가로 안드루일에게 제물을 바칠 것을 요구했지만, 사냥꾼은 길란나인의 요구를 거절하였다. 그래서 그녀는 여신에게 그가 두 번 다시 생명..

잊힌 도시 바린두르

테빈터 제국 횡단 여정의 보름째 되던 날, 우리의 상단은 거대하고 구불구불한 평원에 다다랐다. 흔들리는 수풀 속에서 숨어있던 새들이 날아오르자, 그 수가 태양을 가릴 정도였다. 길잡이는 바로 이곳이 고대세계의 불가사의이자, 영원한 젊음을 주는 샘물로 유명했던 도시 바린두르라고 말했다. 전설에 따르면, 바린두르의 대왕이었던 카리나투스가 동지 축제 기간에 듀맛 대제사장의 사신을 쫓아냈다고 한다. 제사장은 카리나투스에게 죄를 물어 처벌해줄 것을 자신의 신에게 청했고, 침묵의 용 옛 신이 그 기도에 응하였다. 몇 달이 지난 뒤, 바린두르 왕국에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먼 곳의 민라투스에서는 라지케일의 성직자들이 불길한 징조를 나타내는 예지몽을 꾸었다. 카리나투스 대왕에게 혹독한 운명이 닥쳤음을 알려주는 신탁이었다..

원형 방의 프레스코화

렐리아나 수녀님, 요청하신 대로 원형 방을 꾸미고 있는 프레스코화를 자세히 조사해 보았습니다. 저는 먼저 솔라스 경으로부터 그림에 담긴 의도를 알아내려 했습니다. 호칭은 양해해 주십시오. 그분이 심문회 내에서 특정한 직위를 갖고 계시지 않다는 건 알지만, 그분의 경험담을 들으면 들을수록, 정중한 호칭을 붙여드리지 않으면 어색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벽화에 대해 경은 오직 이 말만 해주셨습니다. "하늘보루는 그의 요새이고(심문관님을 말씀하시는 거겠죠), 이건 그의 행적입니다." 살펴보니 그분 말씀대로더군요. 벽화의 각 추가 부분들은 그 주제를 확연하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재료나 표현 기법에 관해 말씀드리자면, 엘프풍 프레스코 화법에, 안료와 회반죽이 사용됐으며, 크기가 웅장합니다. 이런 기술이 적용..

지혜의 영, 교만의 악마

소환 의식이 완료되자 영이 나타났다. 영과 악마 모두 명확한 성별을 가지고 있지 않는데, 이 영은 마치 희귀하고 위험한 욕망의 악마처럼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영의 외양은 위협적이지 않았고, 내가 아주 강력한 악마들에게서나 보아온 수준의 확고한 인식과 지각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지혜의 영은 우리를 예의 바르고 정중하게 대했다. 영은 영계를 주제로 한 우리의 질문에 답해주었고, 심지어 우리가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 어려움을 헤아려 주기까지 하였다. 흔히 소환된 존재를 만날 때마다 겪는 협상 같은 건 없었다. 영은 그저 간간이 우리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올 뿐이었다. 헤라스는 그가 최근에 증명한 수식을 보여주었고, 에트린은 빛의 성가에 관한 마법 연구에 관해 설명해주었으며, 어린 리스는 자신의 어..

안드루일: 사냥의 여신

나의 말을 들어라, 사람의 아들과 딸들아— 나는 달의 누이, 산토끼의 어머니 사냥의 군주, 안드루일이니. 나의 가르침을 기억하라 비어 타나달을 기억하라. 내가 너희에게 준 세 나무의 길을 기억하라. 비어 아산, 화살의 길 신속하고 고요하게 행하라. 정확히 맞추고, 망설이지 말라 먹잇감이 고통받게 두지 말라. 그것이 나의 길이다. 비어 보르아산, 활의 길 어린 나무가 쉽게 휘어지듯, 그대도 그래야만 한다. 몸을 굽히는 데서 복원력을 구하라 유연성에서 힘을 찾아라. 그것이 나의 길이다. 비어 아달렌, 숲의 길 항상 그 은혜를 유념하며 사냥감을 취하라. 나의 아이들의 희생을 존중하라 너의 죽음이 그들을 키울 것을 알아라. 그것이 나의 길이다. 사냥꾼의 길을 기억하라 그러면 나는 너의 곁에 있으리라. —사냥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