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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란나인의 승천

길란나인은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지냈다. 그녀는 자신이 가진 힘을 사용하여 누구도 본 적 없는 동물들을 창조했다. 하늘에는 그녀가 만들어낸 괴물이, 땅에는 그녀가 만들어낸 짐승이 가득했다. 안드루일은 그것들을 모조리 사냥하였다. 일 년 후, 안드루일이 길란나인에게 접근해 신들의 제안을 전했다. 길란나인의 창조물이 너무 거칠어 사람들과 함께 지낼 수 없으니, 길란나인이 그 창조물을 없앤다면, 그녀에게 자신들의 힘을 나눠주겠다는 것이었다. 길란나인은 동의했고, 그녀가 만든 것들을 없애기 위해 사흘의 시간을 줄 것을 요구했다. 첫째 날, 그녀는 하늘의 괴물들을 쓰러뜨렸다. 그러나 안드루일에게 선물로 준 괴물만은 남겨두었다. 둘째 날, 그녀는 바다의 거인들을 익사시켰다. 그러나 아주 깊은 곳의 거인들은 살려두었..

파 볼렌: 정복된 북부

강철의 시대 30년, 대륙 최북단 파 볼렌에서 첫 번째 쿠나리 함선이 목격되며 전쟁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역사가들은 일련의 사건을 1차 쿠나리 전쟁이라 부르지만, 그것은 사실상 쿠나리들이 내륙으로 전진하며 벌인 일방적인 학살에 가까웠다. 빛나는 강철 갑옷으로 무장한 쿠나리 전사들은 쉽게 적 진영을 갈랐으며, 그들의 대포는 단 몇 초 만에 도시 방벽을 돌무더기로 만들었다. 우리 선조들로서는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쿠나리 강점기의 일화는 매우 다양하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쿠나리들은 가족을 해체한 후 포로들을 "교육장"으로 보내 쿠나리 종교로 세뇌했다. 이에 협조하기 거부한 이들은 광산이나 공사현장으로 끌려가 실종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비극 속에는 깨달음이 있으니, 바로 "쿤"에서 비롯되는 깨달음이다..

경악의 악마

우리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어둠 속에서 놈들의 비명을 들었습니다. 예전에 남작령에 있는 숙부의 농장에서 일했을 적에 한 송아지가 협곡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진 일이 있었습니다. 도움을 요청했어야 했지만, 그때의 저는 혼자서 송아지를 안전하게 끌어 올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그럴 만큼의 힘이 없었고, 끌어올리려고 할 때마다 그 다리는... 그때의 송아지의 울음소리는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때 제가 들었던 소리가 바로 그곳에서 들었던 소리입니다. 마치 그 송아지가 제 다리를 똑같이, 천천히 고통스럽게 잡아 뜯기 위해 다가오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거 아십니까? 우리는 모두 각자 다른 소리를 들었습니다. 한 병사가 말하길, 그가 들은 소리는 오스타가에서 마주쳤던 "..

하늘의 여인

아버지는 명예롭게 돌아가셨기에 우리는 아버지를 하늘에 맡겼다. 남편과 나는 노래를 부르며 행렬을 산봉우리까지 이끌었다. 우리는 칼과 망치로 아버지의 살점을 발라내고 뼈를 부쉈다. 우리가 그곳을 떠나자, 까마귀들이 아버지를 조각내어 집으로 데리고 갔다. 나는 하늘의 여인이 미소짓고 있음을 느꼈다. 우리 부족은 언제나 여인의 명예를 지켰다. 우리 무당들은 그녀가 보낸 새들의 비행을 보며 미래를 예언한다. 우리는 그녀의 제단에 늑대를 바친다. 그 대가로, 그녀는 우리에게 사냥감을 가져다주고 전쟁에서 이기게 해 준다. 연인이 성스러운 매듭으로 함께 묶일 때도 우리는 노래하며 여인을 찬양한다. 우리 아바르는 얼음과 돌을 절대 떠나지 않는다. 우리는 알라마리가 그랬던 것처럼 캘런해드에게 복종한 적도 없고, 그들의 ..

미살의 심판

누군가가 다른 이에게 잘못을 저질러도, 사람들은 엘가난에게 복수를 청하지 않았다. 엘가난의 분노는 닿는 모든 것을 파괴하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 분쟁이 멈추지 않는 것을 본 미살은 엘가난을 찾아갔다. 그녀는 사람들 사이에서 싸움이 벌어지면, 자신이 정의를 실현하겠다 하였다. 엘가난은 그녀의 지혜에 동의하여, 모든 사람이 그녀의 판결을 따르도록 하였다. 어떤 이들은, 질투심을 숨긴 채 미살에게 정의를 청원하며, 죄 없는 자들을 고발하였다. 그녀는 그 거짓말을 꿰뚫어 보고 그들을 응징하였다. 또 어떤 이들은, 미살에게 정의를 청원하며, 무시당했다는 저 자신의 망상에 격분하였다. 그녀는 그들의 약한 마음을 꿰뚫어 보고 그들 역시 응징하였다. 깨끗한 정신과 열린 마음으로 오는 자들만이 미살의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