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에이지/DAI: Codex 131

서부 접경지

이 황무지는 한때 생명으로 가득 차 있었다. 믿어지는가? 가모단 봉우리를 넘어 비가 쏟아졌고, 일 년에 석 달 동안 평야는 녹색으로 우거지곤 했다. 800년 전, 이 모든 것이 변했다. 두 번째 대재앙 당시에, 어둠의 피조물은 대지에 거대한 틈을 만들었고, 그들의 더러운 피로 대지를 오염시켰다. 그들이 지하로 돌아간 이후에도, 땅은 회복되지 못했다. 회색 감시자들은 아다만트 요새를 지어 거대한 틈새를 감시했지만, 결국에는 바람과 칼날 같은 모래를 버티지 못하고 요새를 버리고 말았다. 이 창조주도 버린 이 땅에 살아가는 우리 같은 몇몇 이들은 언제라도 다채로운 죽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둠의 피조물, 용, 도적단 등—물이나 사냥감을 찾지 못해 굶어 죽는 위험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

피와 돌에 새겨진 기억

오늘 아침에 예정되었던 제물을 바쳤지만, 신들께서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신다. 성직자들도 겁을 먹었고, 온 테빈터가 두려워하고 있다. 신들께서는 우리 신민들을 수 세기 동안 이끄셨지만, 지금은 계시지 않는다. 우린 홀로 이 세상에 남겨져 버린 걸까? 영의 인도를 애걸하는 남쪽의 야만인들과 다를 바 없게 되었는가? 그리고 우리의 동맹, 드워프처럼 땅속에서 올라온 이 기괴한 생명체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어둠의 피조물이 활개치며 역병을 흩뿌리는데, 어째서 신들께서는 우리를 지켜주시지 않는 것인가? 이젠 땅이 흔들린다. 조각상에 넘어지면서 손을 베이고 말았다. 커다란 울부짖음이 들린다. 그 폭음이 사원 시장을 뒤흔들었다. 그리고 나는 어떤 형체가 하늘을 가르는 걸 보았다. 용이다! 아니, 듀맛이시다! 듀맛께서 우..

교황 저스티니아 5세

용의 시대 9:34년에 교황 비어트릭스 3세가 선종한 이후, 올레이의 주임 신모였던 도로테아가 교황 저스티니아 5세로 즉위하였다. 그녀가 성가회에 수습생으로 귀의하기 이전의 삶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지만, 그녀는 전직 음유시인이자 평수녀였던 렐리아나를 측근으로 두었을 만큼 개방적이고 대담한 사상을 가진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가진 신념에 대한 완고한 헌신과 마법사들의 반란을 지지한다는 소문으로 인해, 교황을 뒤에서 조종하는 데 익숙해져 있던 고위 사제들로부터 적지 않은 반감을 샀다. 용의 시대 9:40년에, 저스티니아 교황은 정상 회담을 개최해 마법사 반란군과 성가회에서 떨어져 나간 성기사단 사이의 휴전을 중재하려 했다. 콘클라베는 테다스에서 가장 신성한 장소인 성스러운 재의 성전에서..

플로리안 황제

본래 플로리안 대공은 올레이 황위에 오를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형, 주디카엘 황제 2세에게 쌍둥이 아들 둘이 있어 후계가 확실했기 때문이다. 플로리안은 자유로이 다른 흥미를 추구했으며, 모두 황궁의 놀음판과는 별 관계없는 것들이었다. 실제로 궁정에선 대체로 그를 무시했고, 그는 그것을 맘에 들어 했다. 그 시대에 남은 기록이라고는 그가 결혼하여 외동딸을 낳았고, 딸에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뿐이었다. 축복의 시대 8:77년에 백일해가 돌고 난 뒤, 계획이 바뀌었다. 주디카엘의 두 아들과 플로리안의 딸이 모두 병으로 죽고 만 것이다. 비탄에 빠진 주디카엘은 통치에 흥미를 잃었고, 시골에서 사냥이나 하며, 페렐던의 반란과 관련된 모든 문제는 고문들에게 떠넘겨 버렸다. 축복의 시대 8:84년, 주..

색다른 어둠의 피조물?

작자 불명의 오래된 일지가 있다. 일지의 대부분이 물과 먼지로 손상되었다. 읽을 수 있는 대목들은 대강 20년 이상 된 듯하다. 아묵을 산 채로 찾았다.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 아묵이 상자 열쇠만 가지고 있지 않았더라도 애초에 땅 파기를 포기했을 거다. 벌써 2주나 흘렀으니, 열쇠는 시체에서나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뭐라고? 어둠의 피조물이, 그것도 말하는 피조물이 아묵을 발견했단다. 게다가 정중하게 물과 음식까지 주면서 지상인들에 대한 담소를 나누었단다. 아묵이 도대체 무슨 정신머리로 그런 얘기를 만들어내는지 모르겠다. 본인은 맹세코 진실이라고 한다. 미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내가 아는 아묵은 상상력 따위는 엿 바꿔먹은 녀석이다. 그런 녀석이 뭐하러 그런 얘기를 지어내겠는가? 할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