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에이지/기타

빛의 송가(Chant of Light) - 소천의 노래

taamro 2020. 6. 23. 18:14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 세계관의 빛의 송가(Chant of Light) 중, 소천의 노래(Canticle of Apotheosis) 부분을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의 행나눔을 유지하고 싶어서 일부러 문장을 끊은 곳이 조금 있습니다.


발레리언 들판 전투의 뒷일

승리로다! 정복자의 입에서 달콤한 노래가 흐르나니

샬탄의 무리와 알라마르 부족 그 수천의 자유민이

검과 창을 높이 들고서 주님께 감사드리도다

하지만 그 자리 찬미의 노래를 부른 이 중에

둘만은 공을 자신의 몫이라 여기니

이들은 영원토록 빛을 구하게 될 영혼이라


영광이라! 영광이라! 영광이라! 가장 높으신 주님께 찬미를

안드라스테께 찬미를, 예언자이자 해방자이시며

또한 세상의 빛이시라! 

주님, 우리가 행한 일을 보고 기뻐하소서!

죽은 자 가득한 벌판을 바라보며 그 노래를 들을 제

마퍼라스의 마음은 차갑게만 되었도다


마퍼라스가 제 민족의 송축을 저버리고 자리를 뜨니

그 아이기스, 제 방패잡이 형제*조차 들지 않음이라

마퍼라스가 밤중에 홀로되어 제 아린 마음을 붙드매

한때 그 속에 타오르던 불길은 꺼지고 말았도다

 

* 마퍼라스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그 부관인 방패병 하버드


마퍼라스가 헤사리언을 만나다

알라마르 군주가 가장 믿음직한 전령을 민라투스 관문에 보내니

그 집정관을 소환하여 담판을 짓기 위함이라

그로서 오랜 겨울 지난 뒤의 잎새처럼 화평이 이 땅에 내릴 터라 하니

헤사리언이 넘치는 미혹으로 과연 제의가 참될지 의심하나

그럼에도 제 손수 전언을 보내어 족장과 만나기로 하였음이라


마퍼라스가 그의 아이기스와 함께 나서 약속된 장소에 다다르니

헤사리언이 그 호위병과 함께 기다리는 곳이라

두 군대의 지도자가 이야기를 나누매

수수께끼로 가리고서 둘이 한 가지 생각에 이르나니

평화에는 피로서만 갚을 큰 대가가 있다 함이라

그리고 둘은 제 민족에게로 돌아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나니


안드라스테께서 민라투스 공격을 준비하시어

주님의 군대는 제국의 심장으로 나아갔도다

그곳에서 그들이 오래된 거수가 지키는 문들을 보고 절망하니

어느 군대도 신도 그런 힘에는 맞서지 못할 터였다


안드라스테께서 군대에 전하신 말씀

안드라스테께서는 종자들에게 이리 말씀하셨다

"너희 문 앞에 선 자들아

너희 나를 악의 심장까지 따라온 이들아

죽음의 공포가 너희 눈에 어렸나니 그것이 너희 숨통을 쥐었도다

목소리를 내어 천상에 닿게 하라! 오직 기억하라

우리는 전장에 홀로서지 않을 것인즉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 그분 빛이 우리 깃발이요

우리가 이를 짊어 저 도시의 문을 뚫고 전하리니

저 벽 안에 자유를 기다리는 형제자매에게 전하리니

그러면 마침내 빛이 모든 창조물에 비칠 것이나

이는 오로지 우리가 그만큼 강할 때의 얘기로다"

 

그러자 안드라스테의 군대가 목소리를 내어

주님을 찬미하는 노래를 부르니 더는 두렵지 아니하매

안드라스테께서는 다가올 전투에

주님의 지혜를 구하고저 홀로 시간을 보내셨다


마퍼라스가 안드라스테를 헤사리언에게 바치다

마퍼라스는 그 부인에게 가서 고하였다

"언덕 속에 은빛 못이 있다 하니

거기서 천상의 목소리가 가장 분명히 들린다 하더이다.

그러니 우리가 함께 가서 주님의 뜻을 들읍시다."


안드라스테께서는 마퍼라스와 그 아이기스와 함께 은빛 못으로 나아가시었다

그분께서 기도하며 무릎 꿇을 제

집정관의 하수인이 이들을 둘러싸니 그 손에 창이 들렸더라

안드라스테께서 검을 쥐고 그중 하나의 심장을 뚫으시나

마퍼라스가 그 도끼를 휘둘러 그분의 손에서 검을 놓치게 하였나니

그러자 검은 바닥에 떨어지고, 그 닿은 자리에서 눈물이 샘솟더라


아이기스는 흔들렸나니 제 주군에 반할 수 없었으나

제 예언자가 배신을 당함에도 잠자코 있지는 못함이라

이에 그가 무장도 하지 않은 채로 안드라스테와 터빈터 무리 사이를 가로막았으나

창이 두 번 그 가슴을 꿰자 쓰러지고 말았는지고


검도 방패도 없이, 안드라스테께서는 단념하고 마시었다

스스로 적에게 나가시니 마퍼라스 제 부인의 손을 옭아매어

집정관에 인도하니 곧 죽음으로 내몬 것이라

 

소천 1:1-1:14


안드라스테께서 사슬에 묶여 내어지시다

태양이 신실한 자의 군대를 비출 제

도시의 문이 갈라지고 군대가 그 땅에 내리었다

먼 곳의 폭풍 그림자에 태양이 가릴 제

그 무리 가장 앞에 집정관 칼을 쥐고 말을 몰았도다

그 옆에 무거운 사슬 매인 예언자 함께 계셨나니


희망은 신실한 자들의 군대를 저버렸도다

제가 섬기는 여인이 묶인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벌판에서 그들의 끔찍한 울음이 아이 잃은 이의 통곡처럼 일었도다


신실한 자들과 제국 무리의 앞에서

집정관의 시종이 거수의 발치에 장대한 연단을 만듦이라

장작더미를 사람의 키보다도 배는 높게 쌓았나니

예언자께서는 그 한복판에 놓이셨다


투철한 사도가 죽음을 맞다

이를 보고 해방자가 허리의 검을 뽑아 들고

장작더미로 달려드니, 예언자의 자유가 그 눈앞에 있음이라

그러나 군단의 화살이 비처럼 쏟아지매

그 광경이 밤보다도 검음이라

여인과 함께 싸운 사도들이 제 백성 수백과 함께 쓰러지니

알라마르 일만의 검도 패배를 노래하며 주저앉고 말았도다


안드라스테께서 외쳐 고하시다

군단이 그분을 둘러싼 장작더미에 등유를 부을 제

안드라스테께서 큰 목소리로 외치시니

"창세자시여, 저들을 용서하옵소서! 저들은 너무 오래 암흑 속에 살아

당신의 빛의 인도를 받지 못했나이다! 지금 자손과 함께 하옵소서, 오 창조주여!" 하셨다.


헤사리언에 장작더미에 불을 붙이다

집정관이 연단에 올라서 호령하되

"오늘 내가 이 전쟁을 끝내리라!" 함이라

그리고는 제 의지만 가지고

난데없이 불티를 일으키니 장작더미에 불을 지르도다


관문 앞에 모인 신실한 이들의 군대가 목놓아 울음을 터뜨리매

그중에 비가를 크게 부르노니

이는 화염에 휩싸이신 안드라스테를 위함이라


불길이 수의처럼 그분을 감싸고, 화염의 열기가 벌판 너머까지 퍼졌으나

안드라스테께서는 침묵하실 따름이요 소리높여 울지 않으셨다

그러자 그 옆을 지키던 군단병들이 흔들리매

저들끼리 속삭이기 시작하니

"저자가 참으로 신의 시종이란 말인가?" 하였다


헤사리언이 의혹을 가지다

집정관이 제가 자초한 일을 바라보매

장작불이 점점 커져 하늘에 닿을 제

열기가 군단의 가장 용맹한 이들조차 물러나게 할 제

그의 마음이 크게 흔들림이라 안드라스테께서 소리높여 울지 않으셨으되

집정관은 그분의 고통을 보고 말았음이라


자비 없는 불길이 그분 필멸의 육신까지 앗을 제

헤사리언이 화톳불 타는 큰 소리와

제 족속 마지스터의 환호 소리를 들을 제

그는 멀리서 신실한 자들이 그들 여인을 애도하는 노래 역시 들었음이라


헤사리언이 안드라스테를 동정하다

그가 거느린 조언자가 채 숨을 내쉬기도 전에

헤사리언은 스스로 검을 쥐고서

예언자를 삼킨 불길에 맞섰으니

신속한 일격으로 그가 그분의 심장을 꿰뚫음이라


안드라스테께서 소천하시다

하늘은 어두워지고 땅은 필멸의 목숨이 지닌 두려움을 느끼듯 요동치매

문 앞에 모인 군중이, 터빈터인과 신실한 자 모두가 침묵에 빠졌도다

하늘이 눈물을 흘렸으되 어느 비로도 그 불길을 잡을 수는 없었음이라

이제 그 불은 화장의 불이요 바람이 도시를 휩쓰매

마치 노기 어린 두려운 손길 같았음이라. 이를 본 터빈터인들이 가로되

"진정으로 신들께서 노하셨다." 하였다


슬픔에 빠진 군중은 흩어지고

신실한 자들의 군대는 남녘으로, 그들이 떠나온 땅으로 돌아가니

터빈터 군단만은 제 도시 성벽 사이에 숨어

두려워하며 하늘을 지켜보기만 하였음이라


하버드가 돌아오다

하늘은 영영 그치지 않을 듯 눈물을 흘리고

군대가 남긴 발자욱은 셀 수 없이 많은 바다가 되었나니

안드라스테의 장작더미가 살라져 불티 되고 빛 잃을 제

손과 무릎에 죽음에 이르는 상흔을 입은 하버드가,

한때 마퍼라스의 아이기스였던 하버드가 제 여인의 발치로 기어갔음이라


이제 부서지고 만 충직한 방패는

오직 재만 남은 것을 보았도다

바람과 비에 쓸려감에 하버드는 울었나니

아직도 불기운으로 따스운 재를 쥐고서 그 가슴에 대고 누름이라


안드라스테께서 하버드 앞에 현하시다

그러자 하버드의 귀가 수많은 이의 노래로 가득 채워지니

소리가 울려 퍼지매 그 눈앞에 어두운 하늘이 갈라짐이라

그리고 안드라스테께서,

별빛의 의복과 달빛의 갑주를 갖추신 안드라스테께서

그 앞에 나투어 서시매 하버드는 외경에 빠졌나니


여인께서 그 곁에 무릎을 꿇고 말씀하시니

"일어나라 신실한 자의 아이기스여 너는 잊히지 않았느니

내가 기억하는 한은 어느 인간도

주님께서도 너의 용맹을 잊지 않을 것이로되" 하셨다


그 순간에 하버드의 상처가 닫혔나니

그는 일어서서 재를 모아

영원토록 슬픔을 뒤로하고 알라마르의 땅으로 떠났도다

 

소천 2: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