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에이지/DAI 동료 대화 번역

배릭-블랙월 대화 번역

taamro 2020. 6. 23. 02:15

《Dragon Age: Inquisition》 동료 대사(banter) 번역

Varric TethrasBlackwall


배릭: 슬슬 당신 어둡고 고되던 과거 얘기 한번 해 보실까.

블랙월: 뭐라고?

배릭: 당연히 하나쯤 있을 거잖아. 한때 소중히 여긴 사람이라거나? 구하지 못한 사람 있지 않아?

배릭: 아니면 중대한 착오를 저질러서 많은 목숨을 잃게 했나? 그런 사람 한둘 아는데.

배릭: 아아, 아니면 배신이겠구나! 그런 소재는 항상 잘 먹히지.

블랙월: 아니.

배릭: 뭐 하나는 있을 텐데.

블랙월: 아니, 없소. 더 얘기하고 싶지 않소.

배릭: (한숨) 예민하기는.


블랙월:전에 끝내주는 수제 에일 맥주를 빚어내던 드워프를 하나 만난 적 있는데.

배릭: 나도 영에 씌여서 챈트리를 날려버리고 사람 수백깨나 죽인 회색 감시자 알아.

배릭: 왜 '너희 중의 한 명'이 어쨌다니 하는 소리를 굳이 듣고 싶어 할 거로 생각하는 거야?


배릭: 너 보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 독실한 자식이었지. 눈 쨍하도록 허연 갑옷 입고서, 내 사격이 왼쪽으로 홱 쏠렸다는 소리나 하고.

블랙월: 나랑 퍽이나 많이 닮았겠군.

배릭: 그냥 그… 사람 좋은 것 때문에 그래. 그 자식 그냥 정말… 사람 좋았거든.

블랙월: '사람 좋다'라. 그렇군. 댁은 이 작자를 별로 안 좋아한 모양이군.

배릭: 세바스티안 녀석 같으면 그 말도 칭찬으로 알아들었을 거야.


배릭: 그 광대한 황야에서 쭉 혼자서만 지낸 거야?

블랙월: 뭔 소릴 하려는 건가?

배릭: 세계 곳곳을 탐색하는 외로운 방랑자. 뭘 찾으려 하는 걸까? 사랑? 용서?

블랙월: 차라리 '튼튼한 팔뚝과 그보다도 굳센 의지를 지니고 어둠피조물과 맞서 싸울 사람' 이라 하시오.

배릭: 그렇구먼, 근데 그게 뭘 상징하는데?

블랙월: '어둠피조물을 더 많이 죽이고 싶어 함.'

배릭: 끅, 진짜 세바스티안 같다니까.


블랙월: 당신 친구라는 커크월의 경비대장 말인데…

배릭: 걔가 당신보다 세.

블랙월: 그렇군. 그냥 확인만 한 거요.


배릭: 검에 이름 있어?

블랙월: '자르개?'

블랙월: '찌르미?'

블랙월: '쿡쿡이' 어떻소.

배릭: 어, '쿡쿡이'로 해. 당신 딱 그쪽이니까.


블랙월: 커크월의 기사사령관이 조각상이 되어버렸다는 게… 사실인가?

배릭: 사실이고말고. 여전히 거기 남아서 안 그래도 흉흉한 갤로즈 분위기 한층 더 무섭게 만들고 있어.

블랙월: 그걸- 아니, 그 사람을 아직도 안 치웠단 말인가?

배릭: 그래 버리면 아이들이 '누가 제일 용감한지 알아보게 메러디스 찌르고 도망치는 놀이' 못하게 되잖아.

블랙월: 설마 정말 그런다는 건 아니지? 진짜 그러나?

배릭: 안 그래… 메러디스 들쑤실 만큼 용감한 사람은 없어.


블랙월: 당신 책 조금 읽었소. 흡인력이 대단하더군. 『하드 인 하이타운』이랬나?

배릭: '조금' 만 읽었다 이거야?

블랙월: 그게 내가… 어, 처노* 인근 마을의 뒷간에서 주워 읽는 바람에… 몇 쪽이 찢겨나가고 없더구먼.

 

* Churneau; 올레이 북쪽의 도시입니다.


블랙월: 커크월에 가본 적 있소. 정확하게는 행맨에 들렀지. 20년쯤 됐을 거요. 내 기억이 맞는다면 무척 싸구려에 음침하고 퇴폐적인 도박굴이었는데.

배릭: 무척 싸구려에 음침하고 퇴폐적인 도박굴 맞아. 세상 최고와 최악의 인물들이 거기 다 모이지.

블랙월: 그렇지, 당신이 자주 들르는 곳이었다던데.

배릭: '자주 들러?' 거긴 내 집이었어.


배릭: 알았어, 영웅 씨*. 뭐 얘기 할까?

블랙월: 무슨 말인가?

배릭: 자기 얘긴 하기 싫다면서. 나도 그런 건 존중해. 그거 말고 무슨 얘기 할까, 그럼?

블랙월: 허. 창시합 얘기는 해도 못 알아듣겠지?

배릭: 나 프리마치 사람이잖아. 기억 안 나? 창시합 발명한 게 다름아닌 우리야.

블랙월: 별로 정확한 말이 아니오만.

배릭: 왜 아니야! 우리 전에는 아무도 커다란 봉으로 사람 밀어 떨어뜨리는 거 생각 못 했거든. 이거 역사적 사실이야.

 

* 배릭이 블랙월에게 붙인 별명 'Hero' 를 이렇게 옮겼습니다.


블랙월: 좋소. '역사상 최고의 기사'라. 난 레이디 아너린 채스테인 쪽에 걸겠소. 누구도 그 여자만큼이나 많이 상대를 낙마시키지는 못했지. 그가 나선 창시합을 직접 봐서 하는 말이오.

블랙월: 그리고 이건 꼭 말해줘야겠는데, 가까이서 보니 젖-

블랙월: 저지할 수 없으리만큼 기술이 훌륭하더군.

배릭: 그 사람이 탠터베일 대마상시합에서 승리 거둔 이야기가 꽤 전설적이긴 하지. 그렇지만 난 리브 에이사로 꼽아야겠어. 대마상시합을 내리 세 번씩이나 우승하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심문관: (선택: "창시합 얘기 좀 그만해요.") 둘이 좀 딴 얘기… 아무거나 하면 안 될까요?

 

배릭: 아 참, 얼마 안 있으면 마컴에서 창시합 열리는 거 알지. 우리 다 같이 가는 게 좋겠어. ♪ 심문단 견학이다! ♬

블랙월: 마컴 인근에… 사건사고든 뭐든 분명 있지 않겠소.

심문관: 안 돼요.

배릭: 조제핀한테 얘기해야지, 걔라면 압박을 가해줄 테니까.

 

블랙월: (심문관이 응답하지 않을 때) 우승이야 했지만, 말에 간신히 매달려서 이긴 게 딱히 전설적인 일은 아니잖소. 안 그런가?

배릭: 그거야 전적으로 전설 기록하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달라지는 거야. 영웅 씨.


블랙월: 그 활 다루는 솜씨가 거의 예술의 경지로군, 배릭.

배릭: 비앙카가 다 하는 거지 뭐.

블랙월: 그걸 정확히 겨누는 건 당신 몫 아닌가. 나는 그런 건 못 하겠소.

배릭: 주먹부터 나가는 버릇이 딱 붙어버렸나?

블랙월: (웃음) 그렇지. 한창 그럴 때 아니오.

배릭: 난 그냥 활질이나 할래. 틀니 하긴 싫거든.


배릭: 어떻게 묘사되는 게 좋아? "희끗희끗한" 아니면 "사내다운?"

블랙월: 선택권이 있긴 한가?

배릭: 없어. 그냥 예의 삼아 물어본 거야. "희끗희끗"으로 한다, 그럼.


배릭: 그럼, 먹어본 것 중에 최악이었던 건 뭐야? 나는 언제 한 번 안더펠스 산 수입 햄이란 걸 먹어본 적 있는데, 절망 맛이 났어. 문자 그대로.*

블랙월: 그래도 그건 금방 고급 포도주로 씻어내렸을 거잖소. 나는 2년 묵은 건빵. 퍼렇게 된 부분을 긁어낼 수조차도 없어서 그배릭: 냥 눈 딱 감고 먹어야 하지.

 

* 드래곤 에이지 2 DLC 〈암살자의 징표〉 부터 꾸준히 언급되는 '절망 맛 나는 햄' 이야기입니다. 미국 시트콤 《Better Off Ted》의 한 장면에서 유래하였다네요.


블랙월: 나도 묻고 싶은 거 있소, 배릭. 여태껏 본 술집 이름 중 가장 인상적인 게 뭐요? 나는 "침대와 양동이", "술통 밑바닥" 중에서 도저히 못 고르겠소.

배릭: 오오! 이거 어려운데. 나는 "이웃집"으로 할래. 과감하게 고른 거야.


폭로(Revelations) 퀘스트 완료 이후

배릭: 아무래도 내가 당신한테 너무 심했던 모양이야.

블랙월: 아, 이젠 내가 끔찍하단 생각 안 하나보군.

배릭: 그게 아니라, 전에는 그쪽이 '지루하다'고 생각했어. 둘이 전혀 다르지. 끔찍하긴 우리 다 매한가지야. 방식이야 제각기 다르긴 하지만 우리 모두 기본적으로 결점을 지녔잖아.

배릭: 바로 그래서 우리가 여기 이러고 있는 거고. 그렇지 않아? 선한 사람들이 안전한 집에 머무를 수 있도록, 위험한 일은 우리가 다 끌어안잖아.

배릭: 이 "블랙월" 사건을 통해 당신은 정말 매혹적인 이야기를 들려준 거야. 당신 스스로 그걸 믿게 될 정도로 강렬한 이야기를.

블랙월: "넌 비겁한 사기꾼이야." 소리보다 훨씬 낫군. 이거면 됐소.

배릭: 이야기꾼은 반드시 자기 이야기를 믿어야 해. 그러지 않으면 누구도 믿지 않게 되니까.


배릭: 카산드라는 아직도 당신한테 말 안 걸어?

블랙월: 모르겠소. 그 신뢰를 얻으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 그게 가당키나 할 때 이야기지만.

배릭: 뭐어, 카산드라가 원래 남이 거짓말하는 거 무척 싫어하긴 해. 그래도 당신은 책에 칼 맞진 않았잖아.

블랙월: "등에 칼 맞은" 게 아니고?

배릭: 아니. 책이라니까. 확실하게 책.


배릭: 너무너무 과격한 제안인 건 알지만, 그래도 그냥… 말 걸 생각은 안 해봤어?

블랙월: 아니. 한 번도 안 했소. 이 얘기 더는 하지 마시오.


블랙월: 어디 보자… 당신 가본 곳 중에 최악의 장소는?

배릭: 함께 갈 사람이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따라 다르지?

블랙월: 어떻게든 나더러 말 걸라고 만들 작정이군, 그렇지?

배릭: 그냥 "반갑소!" 한마디만 해봐.


배릭: 영웅 씨, 댁이랑 조제핀…

블랙월: 아니. 안 돼, 이 이야기에 끌어들이지 마시오.

배릭: 아아, 입 꾹 닫고 애타게 그리는 거면 충분하셔서 우리 대사님을 멀리서 그리도 바라보시나!

블랙월: 다른 얘기 좀 하면 안 되겠소? 리브 에이사! 당신 말대로 리브에이사가 최고요!

배릭: 실은 도와줄 수도 있는데. 훌륭하게 쓴 편지만큼 마음을 흔드는 게 또 없단 말이지.

블랙월: 남의 말을 빌려다가 추파를 던지란 거요? 정말 내가 또다시 그러면 좋겠는가?

배릭: 아… 그렇지. 좋은 생각이 아니네. 우리 이 얘기 그냥 없던 일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