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 이펙트/MEA 동료 대화 번역

베트라 - 드랙 대화

taamro 2022. 5. 28. 00:26

베트라: 잠깐, 그러니까 드랙이 케시네 아빠라는 거야?

드랙: 정확히는 할아버지지. 케시가 내 얘길 하더냐?

베트라: 딱히. 그렇지만 고집불통에 늙은 꼰대가 한 명 있다면서 욕을 좀 심하게 하기는 했지―보통은 뭔가를 두들겨패면서 말이야...

드랙: "고집불통 늙은이 꼰대"라. 흥. 그것보다 더 심한 소리도 예사로 듣는단다.


드랙: 케시랑 너랑은 어떻게 만났느냐?

베트라: 몇 년 전에 용병단 하나를 운영한 적이 있어. 보통은 밀수 일을 했지.

베트라: "노바 포스". 자그마한 용병단치고는 야심찬 이름이었어.

베트라: 그렇게 일을 하다가 언젠가 덜미를 잡혀 버렸던 거야. 케시한테. 그래서 둘이 거래를 했지.

베트라: 나는 케시한테 터미너스에서 실험적 프로토타입을 몇 점 구해다 주고, 케시는 날 신고하지 않기로 말이야.

베트라: 그러다가 그게 늘상 하는 일이 됐어. 케시는 항상 일을 잘 하더라고. 값도 잘 쳐주고, 솔직하고. 내 독립 자금에 큰 도움이 됐어.

베트라: 그랬는데 갑자기 미심쩍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대체 뭘 하길래 이런 물건들이 다 필요한 건가 하고 말이야. 그래서 물어 봤지.

베트라: 그렇게 이니셔티브에 관해 듣게 된 거야.

드랙: 케시가 널 꼬드기더냐?

베트라: 아, 그럼. 나는 넘어갔고. 다른 사람들처럼.


드랙: 넌 케시가 네게 거짓말했다고 생각하느냐?

베트라: 아니. 케시는 그런 거짓말 할 사람이 아니야. 분명 아무도 일이 이렇게 굴러갈 줄은 몰랐던 것뿐이겠지.

베트라: "뱀부즐"당한 거지.

드랙: 재밌는 표현이군.

베트라: 그렇지. 시드한테서 배운 거야. 이상한 옛날식 인간 말에 푹 빠졌다니까.

드랙: 술 이름으로 좋겠군. "뱀부즐러."

베트라: 마셔보고 싶네.


베트라: 시드를 상대할 땐 진이 쪽 빠진다니까. 내가 좀 완고하게 나간다 싶으면 밀어내고. 그래서 좀 느슨하게 풀어 주면 더 심하게 밀어내고 말이야.

드랙: 바로 그게 문제라는 거야. 어린애들한테 일정한 훈육이 필요한 것도 맞지만, 애들은 네가 적이 아니라는 것도 확인하고 싶어 해.

베트라: 우리 아빠라면 드랙 말에 동의하지 않았을걸.

드랙: 너희 아빠 얘기를 듣자하니 꽤 날렸던 놈 같구나. 특수부대원이라고 했었지?

베트라: 그래. 뭐 그런 거였어. 자세한 얘기는 한 번도 한 적이 없지만.

드랙: 사라졌다고 했나?

베트라: 맞아.

드랙: 어떤 유형인지 잘 알지.


베트라: 가끔은 시드랑 내가 좀 더 좋은 가정환경에서 자랐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베트라: 어쩌면 이렇게... 힘들게 자라나지 않아도 됐을 지 모르잖아.

드랙: 힘들게 자랐다는 건 좋은 게다, 베트라.

드랙: 네게 주어진 걸 너만의 장기로 삼았잖느냐. 그거면 더 바랄 나위가 없지.

베트라: (한숨) 드랙이 우릴 키웠더라면 좋았을 텐데, 할아버지.

드랙: (웃음) 지금보다 훨씬 더 불량해졌을걸.

베트라: 사격 실력만큼은 훨씬 좋아졌을지도.


드랙: 꼬마 녀석이 너한테 제법 성이 난 것 같던데 말이다.

베트라: 평소대로지 뭐. (한숨) 통금 시간은 불공평해. 나만 안전한 넥서스에 머무르는 건 불공평해. 전부 다 불공평해. 하는 식이지. 날 엄청 싫어해...

드랙: "언니는 우리 엄마가 아니야" 대사는 안 치더냐?

베트라: 이번엔 안 그러던데.

드랙: 에이, 잘 하고 있구먼.


베트라: 드랙. 그냥 쉽게 할 수 있는 거야. 그냥 맞물리는 부분을 뒤로 잡아당긴 다음 업그레이드 부품을 총열에 딱 끼우면 돼.

드랙: 안전한 느낌이 안 드는걸.

베트라: 안전한 거 맞아. 내가 보장할게.

드랙: (툴툴거리는 소리) 내가 한창일 때만 해도 업그레이드 부품이란 건 맞춤 설비 수제작품이었는데 말이야. 이런 대량생산 제품을 아무렇게나 갖다 끼우는 건 댈 것도 못 돼.

베트라: "나 때는 말이야" 같은 꼰대 소리 하지 마! 그냥 하지 마!

드랙: 투리언 녀석들도 내 때는 이렇게 시건방지지 않았다고.


베트라: 근데 케시의 할머니는 어디로 간 거야?

드랙: 오래된 상처를 건드리는구나, 베트라.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 게 좋아.

베트라: 미안해. 그냥, 드랙이 항상 전쟁 무용담을 들려주고는 하니까. 그래서...

드랙: 당최 왜 그 이야기가 전쟁 무용담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드랙: (불평 섞인 신음 소리)

베트라: 괜찮아?

드랙: 괜찮다. 그냥 속이 더부룩할 뿐이야.

드랙: 난 내장기관도 거의 다 사이버네틱스로 교체되어 있단다. 한번 교체를 받으면 좋으련만, 여기 와버렸으니 보증기간 같은 것도 소용없어졌겠지.


드랙: 아빠를 찾아볼 생각은 안 했느냐?

베트라: 해 봤어. 사방팔방에 수소문하고 다녔지. 대놓고 말이야.

베트라: 바보 같지, 안 그래?

드랙: 어렸잖느냐.

베트라: 누가 자기를 찾아다닌다는 걸 방방곡곡 소문내는 것보다 누군가를 확실하게 사라지게 만드는 방법이 또 없잖아.

베트라: 그게 아빠였든 아니면... 아빠를 사라지게 만든 무언가였든 간에.

드랙: 그래서 아빠가 싫으냐?

베트라: 별로. 아빠도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라면 분명 돌아왔을 거라고 생각해.

베트라: 자초지종은 결코 알 수 없을 테니까, 그냥 속 편한 거짓말에 기대는 거지 뭐.


베트라: 크로건이 넥서스를 떠난 걸 두고 후회하는 사람이 많아.

베트라: 우리 뒤를 든든히 봐주는 크로건이 없으면 취약해진다는 걸 뒤늦게야 깨달은 거지.

드랙: 일이 순리대로 풀린 것뿐이야. 우리는 이래라저래라 하는 덴 질려 버렸으니까.

베트라: 그게 대부분 사람들 탓은 아니잖아. 그건 지도부의 실수였어.

드랙: 그리고 놈들의 실수를 너희가 대신 치르게 됐지. 원래 일이란 게 다 그렇게 되는 법이란다. 녀석아.


베트라: 크로건 정착지가 걱정돼?

드랙: 당연하지. 지금 상황에 누군들 걱정이 안 되겠느냐?

베트라: 겉보기로는 그래 보이지 않아서.

드랙: 나이가 들면 티를 내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게야.


드랙: 다 괜찮을 게다.

베트라: 드랙이 그런 말을 할 때마다 점점 더 미덥지가 못하다니까.

드랙: 그렇다고 그게 사실이 아닌 건 아니지.


베트라: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게 뭔 줄 알아? 왜 별로 화가 안 나느냐 하는 거야. 가끔 생각해 보면 지금보다 훨씬 분노에 가득차야 마땅할 것 같은데 말이야.

드랙: 화를 내서 도움이 될 게 뭐 있느냐? 분노에 차봤자 결국에는 정신을 차리고 바로잡을 일을 똑바로 하는 데에는 도움이 안 돼.

베트라: 드랙은 그럴 수 있지. 그래서 넥서스를 떠난 거잖아. 바꿀 수 없는 걸 바로잡기는 훨씬 더 힘들어.


드랙: 우리 은하에 있던 것들 중 가장 그리운 게 있느냐, 베트라?

베트라: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빠삭하게 꿰고 있던 그 감각이 그립지. 고향에서는 정치며, 사람들이며, 장소며 속속들이 알았으니까.

베트라: 여긴 온통 새로운 것 투성이잖아. 만사가 어찌 굴러가는지를 알 수 없는데 어떻게 꼼수를 쓰겠어.

드랙: 나는 잘 모르겠구나. 넥서스에서 우리 크로건을 취급한 꼬라지를 보면... 세상 이치는 그대로인 것 같은데.


베트라: 드랙, 어떻게 날 마음에 들어할 수 있어? 우리 투리언은 크로건을 딱히 좋게 대우해주지 않았잖아.

드랙: 넌 나머지 투리언과는 달라, 베트라. 상처입고 다치는 게 어떤 건지 알지 않느냐.

베트라: 그렇다고 해도 드랙의 반만큼도 못 미치는걸. 아직 사지도 멀쩡하고.

드랙: 조금만 있어 보거라.


베트라: 그 부품에 적용할 업그레이드 잔뜩 구해다줄 수 있는데.

드랙: 익숙해져야 할 게 또 왕창 생기겠군. 당장 발등의 불부터 끈 다음에 그렇게 해 다오.


드랙: 오늘 아침에 일어나는데 처음 듣는 소리가 몸에서 나더구나. 끼익거리는 소리랑... 온갖 부품이 움직이는 소리 말이다. 무슨 말인지 알지, 베트라?

베트라: 아니, 아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딱히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고.


드랙: 네 왼쪽 동역학 발산기를 보니까 일 주일 안에 먹통이 될 것 같구나. 운이 좋으면 이 주일.

베트라: 그렇지 않아. 방금 교체한 물건이거든.

드랙: 그럼 그 물건 조달한 업자한테 주먹을 한 방 날려줘야겠구먼. 공중 투하 중에 그게 망가진 적이 있다보니 척 보면 고장인지 아닌지 감이 오거든.


드랙: 언제든 기댈 어깨가 필요하면, 내가... 알잖느냐. 그냥 부탁만 하거라.

베트라: 갈아끼울 예비 어깨가 한 상자 그득하기라도 해?

드랙: 잘 아는군.


드랙: 네 이마의 갑피가 마음에 드는구나.

베트라: 어쩜 구체적이기도 하지.

드랙: 크로건은 박치기로 빠르게 의사전달을 하거든. 그런 뾰족뾰족한 부분이 있으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히 할 수 있지.


베트라: 방주가 출발하기 전에 다들 그 난리 피운 거 기억하지? 새 은하계가 어떨지 몰라서 이것저것 챙기느라 바빴던 거 말이야.

드랙: 그때 동력 적재기에 치인 적이 있단다.

베트라: (웃음)

드랙: 운전사가 보존식량을 어디다 둘 지를 두고 세 통 씩 동시에 통화하고 있었거든. 자이로에다 냅다 처박았지.


드랙: 이제야 좀 꼬마답게 남이랑 붙어먹게 됐으니, 패스파인더 녀석이 맘에 안 들면 언제든 내가 해치워 주마.

라이더: 뭐라고요?

드랙: 그냥 하는 말이다만, 베트라한테 잘 대해주라는 거다. 난 사소한 일로도 관계를 끊어버린 적도 있으니 말이다.

드랙: 너도 마찬가지고, 베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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