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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비속어

좋아, 애송이. 지상에서의 첫 며칠 동안 네 시야도 좀 트였을 테니, 내가 몇 가지 조언을 해 주지. 동족들하고만 거래하려 들지 마. 다른 풍습과 언어를 가진 모든 이들과 거래해. 내가 여기서 배운 게 있는데, 어느 언어든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비속어더라고. 비속어는 네게 신뢰와 부를 안겨 줄 수 있어.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엘프들은 대부분 누군가의 하인이지. 인간이 그들한테 "뾰족귀"라고 부르면서 시비 거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 엘프가 "솀"이나 "성깔쟁이" 같은 말로 대꾸한다면, 피를 보게 될 거야. 데일스 엘프는 인간과 함께 사는 엘프를 "납작귀"란 말로 모욕해. 마치 우리보고 돌 장님이라 부르는 우리 무지한 지하 동족들처럼 말이야. 자기들이 산 채로 태운 웬 여자랑 그 여자가 섬긴 "창조주"란 신을..

반역파 마법사

본디 협회의 목적은 마법사들로부터 세상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마법사들이 안전하게 서로의 기예를 갈고 닦으며, 공포에 떨지 않고 살아가게 하기 위함이며, 본디 성기사단은 구도회 램버트 대원수의 명령하에 마법의 해로운 효과로부터 마법사들을 포함한 모든 이들을 지킬 것을 맹세하였으나, 이들은 오히려 편파적인 판단으로 마법사들을 박해하여 자신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으며, 본디 안식화 의식은 통제 불능이 된 마법사들이 자신 혹은 다른 이들을 해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최후의 수단이었으나, 오히려 교양있는 담론을 제한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자들의 입을 가혹하게 막기 위해 정치적, 처벌적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본디 안드라스테께서는 마법사와 성기사가 죄수와 간수가 아닌 구도자와 보호자로서 서로..

코리피우스

지금부터 나는 아주 오래전, 황금 도시에 발을 들였다고 전해지는 "일곱 명"의 매지스터에 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이야기하려 한다. 이들은 각각 옛 신을 섬기는 고위 사제들로, 서로에게조차 이름을 숨기며, 비밀스러운 의식을 행했다. 말하자면 경쟁자였다. 옛 신들은 이들에게 황금 도시에 침입해 창조주의 왕좌를 찬탈하라 명령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으니, 그 왕좌에 오를 수 있는 건 오직 한 명뿐이었던 것이다. 이들은 이름 대신 각자가 의식에서 맡은 역할과 관련된 칭호로 불렸다. 일부 문헌에 의하면 그들 중에 지도자가 있었는데, "코리피우스"라는 이름의 듀맛을 섬기는 고위 사제였다 한다. 그는 이들 집단을 지배했다기보다는, 전무후무한 마법적 위업을 성취하기 위해 이들 각자의 역할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

듀맛의 발톱

주인님께서 새로운 제단을 들이셨다. 그것은 인간의 머리 꼭대기를 내려다보는 거대한 조각상만큼이나 높았고, 못은 피에 굶주린 듯 길게 튀어나와 있었다. 주인님께서는 그것을 "듀맛의 발톱"이라 부르시며, 테빈터에 영광을 가져오기 위한 도구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그것을 찬양하자, 내 예상대로 주인님께서 흡족해하셨다. 최근 들어 주인님께서 추종자를 잃은 일로 근심이 가득하셨기 때문에, 그분께서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일전에 나는 주인님께서 다른 사제들을 만나 테빈터 사람들을 옛 신의 품으로 돌려놓을 방법에 관해 얘기하시는 것을 엿들은 적이 있다. 그날 밤, 주인님께서 의식을 마친 뒤에는 자신의 이름을 코리피우스라 부르라 하셨다. 주인님, 코리피우스께서는 고대 엘프가 영계와 결속되어 있으며, 듀맛..

우리가 날아오를 제 - 2022 Dragon Age Day 단편 소설

As We Fly By Lukas Kristjanson "안타암이 안티바를 다스릴 것이다. 그리고 트레비소는 무릎 꿇는 법을 배우게 될 터." 목소리는 차분하다기보다는 일부러 감정을 절제하고 있는 듯했다. 걸걸한 중저음의 소리였다. 하수인에게 고함치는 것에 익숙한 그 소리는 후퇴해버린지 오래인 제국의 장치가 내뿜는 마법적 투영에 흘러나오는 것으로, 이제는 기와로 마감된 지붕에 속속들이 고동치고 있었다. 점령당한 트레비소 어디에서나 일상적으로 들을 수 있는 둔중한 소리였다. 트레비소 점거는 너무 손쉬웠던 탓에, 압제자와 복속 당한 이들 사이에는 진영을 가리지 않고 낙담이 감돌았다. "나는 발을 들어 올렸다, 트레비소여. 이걸 내려 기어이 너희를 짓밟아야 하겠느냐. 복종하라." "가당찮은 소릴 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