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라: 아까 전투 중에 왜 그런 거야?
리엄: 측면 공격이란 거야.
베트라: 그러다 방어막을 날려먹었잖아.
리엄: 맞으면 깎이는 게 당연하지. 그러라고 있는 방어막이잖아.
베트라: 위험한 짓이야. 무책임해.
리엄: 그쪽한테서 책임감에 관한 설교를 다 듣네.
베트라: 무슨 뜻으로 하는 소리야?
리엄: 남 함부로 판단하지 마. 똑같이 돌려받기 싫으면.
베트라: 전에 그 책임감 어쩌고 한 거 말이야. 내 여동생 두고 한 얘기지, 그렇지?
리엄: 추리력 한번 대단하네, 셜록 홈즈 같구먼. 10점 만점에 10점.
베트라: 입 함부로 놀리다가 큰일날 줄 알아.
리엄: 난 입 놀려서 어린애를 안드로메다에 데리고 오진 않았거든.
베트라: 엿이나 처먹어, 코스타. 시드는 자기 선택으로 여기 온 거야!
리엄: 언니를 잃든지 여기 오든지, 거 선택의 폭이 참 넓기도 하네. 분명 네 동생도 완전 기뻤겠지.
베트라: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는 소리는 집어쳐. 내 동생한테 말 걸지도 마.
베트라: 여기 가족을 데리고 온 사람이 어디 한둘이야? 그 사람들도 네 잣대로 함부로 재단할 거야?
리엄: 이봐. 그건 이해할 수 있어. 이니셔티브가 황금 세계를 미끼로 우릴 끌어들였으니까. 하지만 어린아이잖아?
리엄: 설령 모든 게 완벽했더라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작정으로 600년이 걸리는 여정에 나서다니. 애들은 그런 걸 이해 못 한다고.
베트라: 나도 이해가 되네, 코스타. 다들 하나같이 남의 집 애한테 한마디 못 얹어서 안달이 났다는 거 말이야.
베트라: 남의 처지에 공감할 줄을 모르겠으면, 그냥 나한테 말을 걸지도 마.
리엄: 좋아, 그냥 털어놓을게. 내 기분이 엉망인 걸 너한테 분풀이로 쏟아낸 게 맞아.
베트라: 네 해명 따위 들을 필요도 없어.
리엄: 난 내가 이만한 의심을 품을 정도면 어린애들은 더 심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야. 그래서 아이를 데리고 온 사람들이 마음에 안 들었고.
베트라: 그래서 뭐, 네가 날 함부로 재단한 이유를 깨달았다고 해서, 내 기분이 나아지기라도 해야 한다는 거야 뭐야?
베트라: 네가 재수 좆도 없는 건 이제 알았어? 근데 그거 알아? 그래 봤자 재수 좆도 없는 건 똑같아.
리엄: 우리 사이 괜찮은 거야, 닉스?
베트라: 뭔데? 장비에 문제라도 있어?
리엄: 전혀. 우리한테 최고의 기술만 구해다 줬잖아. 어떤 때는 부탁도 하기 전에 처리해 주기도 하고.
베트라: 뭐... 네가 맡은 일은 잘 하니까. 그리고 정착지 꾸리는 것도 이니셔티브보단 낫고.
리엄: 힐리어스 최고의 팀이지. 그렇지만... 이 일이 마무리지어지면 너랑 난 아마도 엄청 멀어지겠지.
베트라: (웃음) 아, 아주아주 멀고말고.
베트라: 네 보조 무장에 적용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가 좀 있는데. 관심 있어?
리엄: 좋네, 고마워.
베트라: 가격 걱정을 하는 거라면 괜찮―
리엄: 좋다고 했잖아.
베트라: 등신같이 굴지 마, 코스타. 내가 네 목숨 지키려 한다는 걸 받아들이려고 굳이 애써서 날 좋아할 필요는 없어.
베트라: 네가 살면 나도 사는 거야. 그런 식으로 일이 굴러갈 뿐이야.
리엄: 괜찮네. 업그레이드 나눠 주라.
리엄: 시드가 이젠 너랑 같이 일한다고 했지?
베트라: 왜, 그것도 무책임하니 어쩌니 하면서 토 달려고?
리엄: 그렇지 않아. 내가 일 돌아가는 꼴을 직접 봤잖아. 훨씬 안 좋게 끝날 수도 있었어.
베트라: 개소리를 정성스럽게도 에둘러서 하네.
리엄: 분명 라이더랑... 그 왜 있잖아.
베트라: 딱 한 마디 분명히 할게. 말하고 싶지 않아.
리엄: 좋아. 그렇게 하자고.
리엄: 항상 투리언이랑은 어떻게 그렇고 그럴 수 있는지 궁금했어.
베트라: 아, 철 좀 들어라.
리엄: 뾰족뾰족한 금속질 부위가 엄청 많잖아? 꼭 거대한 포크를 껴안는 것 같을 거 아냐.
리엄: 포킹!
베트라: 꺼져. 넌 해고야.
리엄: 야, 숟가락 농담보다는 낫잖아.
리엄: "베트라 닉스". 예쁜 이름이야. 투리언치고는 좀 이상하지만.
베트라: 너 사람 짜증나게 일부러 그러는 거야, 아님 진짜 아무 생각이 없는 거야?
리엄: 아니, 내 말은. 보통 투리언 이름은 막 "익스트리머스," "빈딕터스." 아니면 "완전멋져부러스" 그런 식이잖아.
베트라: 네 문제가 뭔 줄 알아? 영화를 너무 많이 본다는 거야.
베트라: 난 보통 목을 노리는데.
리엄: 목은 방어구로 보호를 받잖아. 나는 눈을 노려. 켓이 장갑을 지니지 않은 부위가 거기뿐이거든.
베트라: 맞추기가 힘들잖아. 난 한두 발 더 쏴야 한다고 해도 확실한 쪽이 더 나아.
리엄: 난 "이지 모드"로는 성에 안 차는가보지.
베트라: 퍽이나. 어쩌다 몇 번 명중한 걸로 자존심 세우면서 거들먹거리다가 얼굴에 포탄 세례를 맞아 봐야 정신을 차리지.
리엄: 네가 만능 해결사라지? 정말 뭐든지 조달할 수 있어?
베트라: 그런 식으로 운 떼는 녀석한테는 아니지. 지금 경찰 버릇으로 남 훑는 거 다 보이거든.
리엄: 그런 말을 하니까 네가 장물아비 아닌지 더 의심스럽잖아.
베트라: 전혀. 되려 내 물건 몇 가지는 장물아비한테서 되찾아온 거야. 그렇지만 넌 어쨌거나 그런 식으로 사람을 멋대로 꼬나봤고, 내가 그걸 신경 써야 하는 건 아니지.
베트라: HUSTL 같은 그룹이 어떤지 알아. 항상 사고가 터지면 장비를 긁어모으려고 우왕좌왕하지.
리엄: 필요한 물건을 구하려면 싸워야 했어.
베트라: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네.
베트라: 장비 좀 살살 다뤄. 거저 얻은 게 아니란 말이야.
리엄: 장비 아끼려다가 죽으면 애초에 무슨 소용이야.
베트라: 그냥 좀... 알았어.
리엄: 정착지 요청 물자는 준비 됐어?
베트라: 가능한 한 최대로 처리해 놨어.
리엄: 그 정도로는 안 돼. 사람들 목숨이 달린 일이잖아.
베트라: 뭔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어?
리엄: 그러니까 넌 공식적으로는 전투 훈련을 받은 적 없다는 거네? 그런데 우린 너한테 등 뒤를 맡겨야 하고?
베트라: 안 받았지. 난 누구처럼 책상에 앉아서 남이 총기 재원표 흔들어대는 거나 멍하니 보고 있지는 않았거든.
리엄: 그게 무슨―
베트라: 내가 싸우는 법을 익힌 건 생존의 문제가 달렸기 때문이었어. 지금도 마찬가지고―주변 좀 둘러 보라고!
베트라: 그래. 공식적인 훈련 같은 거? 안 받았어. 하지만 지금 우리한테 닥친 문제에 대응하는 방법은? 빠삭해.
베트라: "전직" 경찰이라니. 난 한 번 경찰 되면 쭉 가는 건 줄 알았는데 말이야.
리엄: 그거야 정말 경찰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는지 어땠는지에 따라 다르지.
베트라: 형편없었다는 뜻이네.
리엄: 입 다물어, 닉스.
베트라: 아까 보니 순발력 있게 잘 하던걸, 코스타.
리엄: 사실은 영화 보고 배운 거야. "대함선의 붕괴".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베트라: 아, 그거. 훌륭한 고전이지. 하지만 난 배태리언 해적판을 더 좋아해.
리엄: 젠장. 하드코어하군.
리엄: 가족 중에 조우 전쟁에 참전한 사람 없어?
베트라: 이 얘기 해서 뭐 좋을 거 있다고 굳이 꺼내는 거야?
리엄: 그냥 소소한 얘깃거리잖아.
베트라: 소소한 얘깃거리라는 건 "날씨가 좋네요." 같은 거지, "혹시 너네 선조가 우리 할아버지 쏴죽였어?" 같은 건 아니거든.
리엄: 있지, 베트라. 카다라에서 벌인 "합법적인 사업" 말인데.
베트라: 맞습니다요, 경찰 나리. 그게 뭐?
리엄: 넥서스에 돌아가서 기록 확인해 보니까 그런 거 없던데. 입항 신고를 안 했다고.
베트라: 그래서 뭐 어쩔 건데? 여긴 힐리어스야.
리엄: 합법적인 사업 좋아하시네.
리엄: (웃음) 그러고는 이러는 거야. "내가 여기 있었을 땐 분명 두 개였는데."
베트라: 잠깐만, 인간 농담에서는 그게 두 개로 시작한다고? 네 개가 아니라?
리엄: 어, 그런데. 두 개야.
베트라: 네 제트장비 한쪽이 불량이던데. 손 좀 봐야겠더라.
리엄: 젠장, 그래서 왼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었던 거구나.
리엄: 고마워.
리엄: 이러고 있으니까 전에 나랑 한바탕 엮였던 흉터 난 투리언 자경단원 한 녀석이 생각나네. 꼭―
베트라: 나 좀 봐. 듣고싶어 하는 것 같아?
리엄: 알았어, 알았다고. 얘기 안 하면 되잖아.
베트라: 전투 중에 듣는 음악 같은 거 있어?
리엄: 이조코어 리바이벌.
베트라: 윽. 에스컬레이터에 기타 내던지는 소음 같은 걸 듣다니.
리엄: 그래서? 투리언 고전 음악은 공구 상자 뒤적이는 소리 나거든.
베트라: 그거야말로 훌륭한 음악이지.
리엄: 투리언 고향 행성이 그립지는 않아? 이름이 뭐였더라... 투리아?
베트라: 팰러븐인 거, 그리고 그럴 일 없다는 거 알면서 묻는 거잖아.
베트라: 너는 어떤데? 너희 고향 행성 이름은 지뢰였나 뭐 그랬지?
리엄: (웃음) 정확하네.
리엄: 전에 한번 너네 우선형단백질 음식 한 번 먹어본 적 있어.
베트라: 바보짓만 골라서 하는군.
리엄: 맛은 괜찮더라. 목구멍이 퉁퉁 부어오르긴 했지만.
리엄: 네가 쓰는 도구는 어디 제품인지 잘 모르겠는데, 베트라. 맞춤 개조품이야? 동역학 재전송식인가?
베트라: 난 어지간한 기본 제품으로는 성이 안 차서 말이야.
리엄: (웃음) 멋진데.
리엄: 좋아. 육각형 잭이랑 광학보정기 두 개랑 교환해. 근데 왜 그냥 크레디트 내고 못 산다는 건데?
베트라: 환불 걱정부터 하는 거야? 너 네 블레이드에 장착할 배태리언식 콘덴서 덤프 원하는 거 맞아 아니야?
리엄: 알았어, 알았다고.
리엄: 템페스트 같은 함선 더 꿍쳐놓은 게 얼마나 돼?
베트라: 몇 척 안 돼. 비상사태를 위해 조금 남겨둔 정도.
리엄: 지금보다 얼마나 더 심해져야 비상이라는 건데?
베트라: 그런 생각은 속으로만 좀 해.
리엄: 희한한 소문이 돌더라. 넥서스 보안국에서 보급 담당인 누군가를 의심스럽게 눈여겨보고 있다고 하던데?
베트라: 참 흥미로운 소문이네. 관계자가 듣는다면 아마 물자 은닉처를 바꿀 테지.
리엄: 그래, 그렇겠네. 그리고 고맙단 말은 됐어.
리엄: 거 손톱 간수 좀 잘 해, 베트라. 배치 중에 두어번 찔렸단 말이야.
베트라: 그래? 그래서 뭐?
리엄: 가족 중에 조우 전쟁 때문에 영향 받은 사람 없어?
베트라: 314 릴레이 사건 말하는 거지?
리엄: 그렇게 대답한다는 건 "있다"는 뜻이네.
베트라: 넌 행동하는 게 꼭 군인 같아, 경찰이 아니라.
리엄: HUSTL에 같이 있었던 친구들 영향을 받아서 그래. 베테랑들은 유용한 재주를 몇 가지 알기 마련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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