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에이지/DAI: Codex

두려움의 탄생 / 떨리는 손길로 적힌 편지

taamro 2021. 2. 8. 03:51

우아한 필치로 적힌 글귀:


그런 걱정을 하기에 너는 아직 너무 어리단다, 우리 아가. 여기에 걱정거리들을 써내려가 보렴. 두려움이란 분명히 해두면 전보다 훨씬 작아지는 것이란다.

아이의 떨리는 손길로 적힌 글귀:

어둠피조물이 돌아오면 어떡하지
아빠가 언제인가 자기는 죽을 거라 하셨는데
어둠피조물이 땅 밑에 있으면 어떡하지
어둠피조물이 우리 집 아래에 있으면 
어둠피조물이 지하실에서 올라오면 어떡해
태양이 죽어버릴 텐데
빵에 검은 부스러기가 대재앙의 역병일 수도 있는데
대재앙 때문에 아프고 죽으면 어떡하지
회색 감시자들이 아빠를 다시 데려가면 어떡하지
아빠가 어둠피조물과 싸우다 죽으면 어떡하지
아빠는 팔의 검은 얼룩을 엄마한테 숨기시는데
아빠는 노랫소리가 들린다고 하시는데
 
—거미 알 무리 옆에 놓인 쪽지로부터


아들아, 네가 이 편지를 읽을 즈음이면 어둠피조물의 병독이 내 목숨을 앗아간 뒤일 것이다. 우리는 스타크헤이븐에서 전력을 다 쏟아부어 감시자들이 대악마를 죽일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 주었지만, 상처에 물든 타락의 냄새를 맡는 순간 내 살아서 너를 다시 보지 못하리란 것을 알겠더구나.

파이러스는 전장을 파헤치고 싶어할 것이다. 그자는 스타크헤이븐을 제 권력을 쥐는 길로, 죽어 널부러진 수백 회색 감시자들의 주인 잃은 무기를 자유 연맹의 패권을 쥐는 수단으로 삼으려 할 것이다.

너는 반드시 그 요청을 뿌리치도록 해라. 전장은 독으로 흠뻑 젖었다. 어떤 언사를 듣건, 어떤 괴롭힘을 당하건, 설령 겁쟁이라고 모욕하는 도발을 듣더라 해도 그 사실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 무엇이든 지금 전장을 헤집고 다닌다면 죽을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그를 막아서고, 까마귀를 주의 깊게 살피거라. 그것들은 대재앙의 무서움을 아는 것들이다. 까마귀가 모여드는 것이 보이거든 그제서야 병독이 사라진 것임을 알 수 있을 터이니 그때라면 파이러스를 만족시킬 보물을 찾아다녀도 좋다.

아들아, 나는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니 더는 너를 이끌어주지 못한다. 반드시 까마귀를 보고 배우도록 하거라. 그것들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니 그 두려움이야말로 제 목숨을 지키는 길이다. 부탁이다. 이렇게 비니 부디 까마귀를 지켜보고 그것들을 따라하거라.

 

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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